'diary'에 해당되는 글 44건
- 2015.09.02
- 2015.08.29
- 2015.07.05
- 2015.06.13
- 2015.05.25
- 2015.04.25
- 2015.02.23
- 2013.10.20
- 2013.06.25
- 2013.04.28
아만자라는 만화를 보았다.
나의 절망적인 마음을 너무나도 잘 표현하고 있었는데,
처음엔 작가가 젊은 `암환자인줄 알고
'아....환자도 나와 비슷한 마음이구나..' 라고 착각을 했다.
하지만 작가는 환자의 가족이었다.
결국 나와 같은 입장, 그러니 같은 마음이었지..싶다.
엄마가 아프다는 얘기를 듣고 난 내가 크고작은 덩어리로 우지끈 하면서
부서져나가는 느낌을 받았는데 그것을 거의 똑같이 표현하고 있어서 깜짝 놀랬다..
가루가 되는 느낌, 녹아내리는 느낌.. 그런것과 엄연히 다른 기분이다.
어쨌든 작가가 환자가 아니라고 생각하니 한편으로 다행이면서
또다른 한편으론 여전히 환자의 마음에 한발짝 더 가지 못했음에 아쉬워서
다시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곰곰히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만약에 내가 환자였다면 내가 삶을 정리하는데 시간이 얼마나 필요할까..?
일주일이면 될 것 같다.
아마 친구, 동료는 패스하고 조용히 지나가고 싶다.
내가 없으면 내가 부서지는 느낌을 느꼈듯이 이런 기분으로 슬퍼할 사람들을 위해
그들에게 내가 없는 삶을 받아들이고, 내가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려주고,
그리고 남겨질 삶에 안정을 줄수 있도록 내 시간을 다 쓸 것이다.
난 원래 어딘가에 나의 흔적을 남기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여태 크게 벌려온 것도 없기 때문에 정리할 것도 적은 것 같다.
생성하는 삶이 아니라 소비하는 삶을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부모님은 다를 것 같다.
살아온 긴 시간, 그동안 맺은 관계, 그동안 이룬 것들, 그리고 가족들..
이미 너무 많은 것을 생성해버렸다.
그걸 다 정리하는게 가능할까..?
카페에서 본 글 중 기억에 남는 글이 있다.
'이제 아이들도 충분히 다 보았다. 이제 그만 보내달라.'
얼마나 아팠으면 그랬을까 싶다.
아직 어리고 사랑하는 아이들을 충분히 다본다는 말이 가능할리가 없는데...
슬프다..
남겨진 사람들의 마음이 너무 아플 것 같아서
더 벌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삶의 가치관이 점점 복잡해지는구나..
엄마가 암 확진 받으신게 5월 15일이니까 딱 한달 되었다.
오늘 한번도 울지 않은건 아니지만 그래도 내 스스로가 절망적으로 무너지는 기분이 들지 않은 건 오늘이 처음이다.
아무래도 지난주 의사선생님이 희망적인 말을 해준게 많은 영향을 미친거 같다.
앞으로 계속 더 희망적인 일이 많았으면 좋겠다. 하루, 한달, 1년 또 1년 그렇게 20년쯤..!!
의사가 영향력이 크구나..
제발 다음주에 좋은 소식 있었으면 좋겠다..
2달짜리 회사 외국어 집합 교육 과정에서 쫓겨났다.
엄마가 메르스 발병 병원 환자라는 이유로 내가 다른 교육생에게 메르스 전파할까봐..
난 엄마랑 같이 살지도 않고, 삼성서울병원 방문했던 것도 아니었으나
회사 인사팀에서 나를 방출하라고 연락이 왔나보다.
안그래도 내인생 복잡해죽겠는데 아놔 메르스 진짜 화난다.
엄마한텐 교육 다음에 가면 된다고 별거 아니라고 말했지만.. 아마 별거 맞겠지..ㅋㅋ
부서장님은 나에게 내년쯤 다시 기회를 주려고 노력하겠지만,
내가 다시 가고 싶은가? 그건 잘 모르겠다. 그때 가봐야겠다.
난 나의 힘든 상황에서도 공부하려는 의지가 강했는데 내 의사와 상관없이 쫓겨나다보니 처음엔 억울했지만, 다른 사람들이 나땜에 조금이라도 불안해 하는걸 원치도 않으니 그 상황을 이해하기도 하고, 익숙한 환경으로 복귀하고 보니 마음도 살짝 진정이 되었으니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메르스 덕분에 언니와 내가 수난 좀 겪었지만 엄마를 위해서라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기나긴 싸움을 이제겨우 막 시작했을 뿐이다.
내가 얼른 정상 상태로 되서 가족들이 안정을 찾는데 도움이 되어야 할텐데..
그만 울고 마음이 강한 사람이 되고 싶다.
날씨도 꿀꿀하니 외국어 과정에서 들고나온 책으로 독학이나 해야겠다. 쳇...ㅡㅡ
엄마가 아프다는 사실은 정말 견디기 힘들다..
요즘 정말 너무 힘들다.
우울한 모습 보이면 안되는데 ... 자꾸 눈물만 난다.
차라리 내가 대신 아프고 싶다..
살아오면서 이번은 정말 최악이다. 왜 좋은일은 하나도 없는거지.?
엄마가 슬퍼하지 않도록 힘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