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ksalon

블로그 이미지
나를 위한 블로그 ღ˘ܫ˘ღ
B o

Calendar

«   2025/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ticle Category

분류 전체보기 (145)
books (42)
articles (9)
diary (40)
공연 (23)
이런저런 정보 (5)
회사 못때려치는 이유 (13)
여행 (5)
  • Total
  • Today
  • Yesterday
지하철에 서서 핸폰으로 인터넷 검색하고 있었는데, 옆에서 정장 주머니에 박하사탕 한봉지를 쑤셔넣은 아버지뻘의 멀쩡해보이는 아저씨가 스맛폰 사용법 물어서 친절하게 설명해드렸는데 젠장.. 이건 낚시였다.
나보고 어디까지 가냐고 물어서 1시간 거리의 ㅇㅇ 라고 대답하니까 아저씨는 2시간 거리의 xx에 간다고 하며 말동무 하자고 했는데 그때까지도 난 잘못걸린 줄 몰랐다.

옛날에 대학다닐 때 주말에 기차타고 집에 내려가면 난 옆사람과 곧잘 담소를 나누었고, 옆사람들은 나에게 선물(자기네 회사 제품이나 기차에서 파는 과일같은거 사주셨음)도 주곤 했다. (집에 들고 가면, 엄마가 참 신기해 하셨었다.ㅋㅋ )

사실 혼자 mp3 듣거나 책읽는게 더 좋긴하지만 이런 일 생길 줄은 절대절대 모르고, 아저씨가 대화하자고 해서 그냥 별 생각 없었는데, 아저씨가 나와 대화하고 싶은게 아니라는 사실은 5분도 안되서 간파되었다.
아저씬 대화가 아니고 일방적으로 누군가를 단순히 가르치고 싶었던 거다. 처음 만난 나에게 정치(딱봐도 보수), 북한, 노무현까기, 일본찬양, 무바라크, 일본에 사는 자기 아들내외, 요즘 젊은 세대 문제, 너는 왜 직장에 다니는가? 까지 나와서 (가르치는 말투땜에 )내가 아저씨 선생님이냐고 물으니 군생활 30년후 퇴역하였다고 한다.
아아아아.. 과연..ㅋㅋㅋ

나 정말 대답도 거의 안하고(아저씬 내가 자기가 옳다고 인정할때까지 계속 가르치려 들 스타일이라서 그냥 무응답이 상책같았다. 무엇보다도 내가 대답을 전혀 안하고 쳐다보지도 않아도 개의치 않고 계속 말 하시더라ㅋㅋㅋ) 더욱이 아저씨 목소리 열라 커서 붐비는 지하철에서 사람들은 다 나만 쳐다보고 난 계속 슬슬 뒷걸음질 쳐서 우리가 처음 서있었던 7인용 좌석 중앙에서 나중엔 문하나를 건너띄고 다음 좌석쪽까지 갈 정도였다.
기분 탓인지도 모르겠는데 완전 붐비는 지하철이었는데도 사람들이 처음엔 내 옆에 섰다가 내가 처한 상황을 보고 내가 조금씩 물러설때마다 길을 내준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아무튼, 중간에 내릴까 아님 다음칸으로 도망갈까도 했는데 어짜피 처음부터 내 목적지도 알려드린 상태고, 집에 빨리 가고 싶은데 내렸다타기 귀찮기도하고 해서 진심으로 백번도 더 고민하다 결론은 그냥 참았다.
도중에 자리 나서  아저씨 앉아서 편하게 가시라고 권하기도 했는데, 자긴 예식장에서 너무 오래 앉았다면서 앉지도 않고 나한테 꼭 붙어서 말 걸으셔서 괴로웠다. 주제도 불편했고, 박하사탕 먹고 난 후의 입냄새도 불편했고... 아아.. 담부턴 아저씨들이 말걸면 적당히 좀 피해야겠다. 최악의 지하철 넘버3에 뽑힐만 하다. ㅜㅜ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