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한달

B o 2015. 6. 13. 18:58

엄마가 암 확진 받으신게 5월 15일이니까 딱 한달 되었다.

오늘 한번도 울지 않은건 아니지만 그래도 내 스스로가 절망적으로 무너지는 기분이 들지 않은 건 오늘이 처음이다.

아무래도 지난주 의사선생님이 희망적인 말을 해준게 많은 영향을 미친거 같다.

앞으로 계속 더 희망적인 일이 많았으면 좋겠다. 하루, 한달, 1년 또 1년 그렇게 20년쯤..!!

의사가 영향력이 크구나..

제발 다음주에 좋은 소식 있었으면 좋겠다..

 

2달짜리 회사 외국어 집합 교육 과정에서 쫓겨났다.

엄마가 메르스 발병 병원 환자라는 이유로 내가 다른 교육생에게 메르스 전파할까봐..

난 엄마랑 같이 살지도 않고, 삼성서울병원 방문했던 것도 아니었으나

회사 인사팀에서 나를 방출하라고 연락이 왔나보다.

안그래도 내인생 복잡해죽겠는데 아놔 메르스 진짜 화난다.

엄마한텐 교육 다음에 가면 된다고 별거 아니라고 말했지만.. 아마 별거 맞겠지..ㅋㅋ

부서장님은 나에게 내년쯤 다시 기회를 주려고 노력하겠지만,

내가 다시 가고 싶은가? 그건 잘 모르겠다. 그때 가봐야겠다.

난 나의 힘든 상황에서도 공부하려는 의지가 강했는데 내 의사와 상관없이 쫓겨나다보니 처음엔 억울했지만, 다른 사람들이 나땜에 조금이라도 불안해 하는걸 원치도 않으니 그 상황을 이해하기도 하고, 익숙한 환경으로 복귀하고 보니 마음도 살짝 진정이 되었으니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메르스 덕분에 언니와 내가 수난 좀 겪었지만 엄마를 위해서라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기나긴 싸움을 이제겨우 막 시작했을 뿐이다.

내가 얼른 정상 상태로 되서 가족들이 안정을 찾는데 도움이 되어야 할텐데..

그만 울고 마음이 강한 사람이 되고 싶다.

 

날씨도 꿀꿀하니 외국어 과정에서 들고나온 책으로 독학이나 해야겠다. 쳇...ㅡㅡ